용산 재개발 10년, 지역주민 “10억 빚 어떡합니까?”

용산4구역 재개발 조합원들 ‘삼성물산 규탄 집회’
기사입력 2014.06.26 09:03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밴드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용산 재개발 10년째. 2009년 참사가 일어났던 남일당 건물 일대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이후 지역 개발은 차질이 생겼다. 시공사들의 순열정리로 다시 사업이 진행되는가 싶더니 그것도 아니었다. 개발 사업에 손을 뗀 삼성물산을 겨냥한 지역민들의 하소연은 분노로 변한지 오래다.

   

지난 13일 오전 용산 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원 50여명은 삼성물산 역삼사옥 앞에 모여 “용산참사 보다 더 큰 용산 참사가 진행 중”이라며 “용산사업 재개와 이주비 이자 및 사업비 지원”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자신의 대지에 가게나 건물을 갖고 있으면서 장사를 하거나 월세를 받아 생계에 지장이 없던 주민들이 대부분이었다”면서 “하지만 2008년 관리처분인가 뒤 이어진 재개발 사업으로 2009년 용산참사가 터졌고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상황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개발사업이 늦어지면서 은행에 거액의 빚이 생겼고, 그로 인해 생계마저 힘들어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애초 2006년 조합설립 인가를 시작으로 용산4구역 재개발사업이 시작됐다. 2007년 11월 삼성물산(주) 등으로 이루어진 사업자가 선정되었다. 12월에는 코레일 등 30개사가 참여하는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주식회사가 설립되었다.

   
 2009.1.21 용산참사 현장 자료사진

2010년 4월에 용산국제업무지구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수립 고시를 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본격화되었다.

하지만 초기 투자자 사이에 코레일 부지에 대한 매각대금 지급에 갈등이 생겼다. 삼성물산(40%), 대림산업(30%), 포스코건설(30%) 등 주요 투자자들의 자금 마련 노력이 매우 소극적인 것도 표면에 드러나면서 투자자에 변동이 생겼다. 2010년 삼성물산은 갖고 있던 지분(45.1%)을 롯데관광개발로 넘기면서 사실상 발을 빼는 형국이었다.

결국 2011년 조합은 시공사를 상대로 한 도급공사 계약 해지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듬해 시공사의 지위를 박탈하는 판결을 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이 판결 뒤에도 삼성물산 등이 항소하면서 시공사 지위 재확인을 해주면 사업 재개를 하겠다고 했다”면서 “이후 재확인하는 총회가 개최됐지만 여전히 조합원 이주비 이자와 사업비 대여를 계속 중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9.1.21 용산참사 현장 자료사진

용산 재개발사업 ‘인재’ 수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의 좌초에는 대기업뿐만이 아닌 서울시와 정부의 책임도 있다.

적은 지분으로 접근한 삼성물산의 경우 개발사업이 성공하면 어마어마한 이득을 보지만 실패 시 먹튀하기에 유리하도록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던 게 사실이다 20여개 민간건설회사들은 눈치작전으로 일단 알박기를 해두었으나 결과적으로 책임론에서는 선긋기에 들어갔다. 오세훈 전 시장은 새빛둥둥섬을 비롯해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용산개발 사업의 거품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서울시는 민간기업들의 재개발 추진 의사를 옹호하면서 보상계획을 언급하기까지 했다. 정부 역시 코레일의 뒤편에서 개발사업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전반적인 분위기로 볼 때 용산 재개발사업 좌초는 세월호 참사와 마찬가지로 총체적인 ‘인재’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지난 지방선거 기간에 박원순 시장은 무분별한 재개발사업에 대해 ‘낡은 패러다임’이라 규정한 바 있다. 그는 정몽준 후보를 겨냥한 발언에서 “토목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려 21조원을 쏟아 부은 4대강을 보고 느낀 것이 없냐”며 “지금이라도 시민의 이익과 안전, 환경을 위해 개발 공약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때와 달리 6•4 지방선거라는 이슈에도 후보들의 공약은 ‘개발’보다 ‘주거복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재개발과 재건축 시장에 호재는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은 용산지역 정비사업에 관해 ‘개발의 속도보다 방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현재 추진 중인 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으로 무리한 대책을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합원들의 생계문제가 처해 있듯이 지역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지속적인 방안은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삼성물산을 상대로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자구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공사 컨소시엄에 문제가 없는지도 추적해 볼 계획이다.

   

이춘우 조합장은 “용산재개발 사업 10년간 10억이 넘는 빚을 지고 말았다”면서 “생계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 300여 조합원은 시공단의 횡포에 맞서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사업재참여를 위해 조합 측과 합의를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차효진 기자 hjcha@worldyan.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밴드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월드얀 & worldy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0
이름
비밀번호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