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안 '국회의원 정수 늘리기’ 최선인가

기사입력 2015.08.0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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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지난 26일 5차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현행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에서 369명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 지역구 의원 246명을 유지하고 비례대표를 54명에서 123명으로 늘리자는 것이다. 혁신위의 이 같은 제안은 소선거구제에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연동시켜 지역주의를 해소하고, 군소정당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묘책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은 예전부터 정계 및 학계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어 온 사안이다. 사실 국회의원 정수를 늘린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비례대표 비율을 확대한다는 의미인데, 비례대표제는 소위 말하는 ‘승자독식 선거(Winner-take-all election)’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선진적인 선거 방식으로 국내외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런 취지에서 비례대표제에 무게를 실어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면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국정에 대한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고, 다양한 유권자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환경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취지만 놓고 봤을 때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급속도로 혼란스러워진 정치판에 새로운 질서를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어젠다나 여당의 민망한 눈치보기 자세를 차치하고서라도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기 앞서 몇 가지 진중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들이 있다.

그 중 첫 번째로 우리나라 대의민주주의 환경에 과연 국회의원 정수를 꼭 늘려야 할 필요가 있는가를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유권자들의 의사가 제대로 대변되지 않을 정도로 국회의원 수가 적은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2015년 6월 행정자치부 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인구는 약 51,431,100명이다. 인구 3억1천여만명인 미국의 하원의원이 435명, 인구 1억2천여만명에 중의원 480명인 일본에 비교해서도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수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일본은 해당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국의 경우 소수민족이 거의 30%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대표자 선출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반면 우리처럼 단일민족에 행정자치구역이 타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정리 되어 있는 환경에 혈세를 들여가면서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야 할 정당한 논리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두 번째 문제는 시의성이다. 앞서 새정치연합의 숨어 있지는 않지만 숨겨졌다고 우기는 정치적 목적은 여기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전개상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 20대 국회 선출을 위한 총선이 이제 9개월 남았다. 새정치연합이 좀 더 큰 밥그릇에 욕심을 내어 보겠다고 지금부터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본 안건을 탄탄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어떤 방법으로 협의를 해도 국회의원 정수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선거구를 확정해야 하는데 내년 4월에 총선을 치르기 위해서 이번 달 안으로 선거구를 확정해야 한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사실 급할 건 아무것도 없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대로 적용하기를 바라고 있지 여론몰이에 휩쓸려 주먹구구식의 도입은 절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론이다. 새정치연합과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정수 안건을 놓고 열심히 밀당을 하고 있는데 과연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한국갤럽이 지난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9명 가량은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불신의 가장 큰 이유로는 ‘여야 합의 안 됨•싸우기만 한다•소통 안 함 등’(21%)이 꼽혔고 특히 ‘당리•파벌 정치’(11%), ‘자기 이익•비리 문제’(10%) 등도 주요부정 평가 이유로 지적됐다. 한 마디로, 지금 유권자들에게는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제안은 황당하기 그지 없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국회에 대한 불신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가운데 국회 규모를 축소했으면 축소했지 늘려야 할 타당한 이유가 전혀 없다.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위한 원론적인 근거는 누구나 인정 할만 하다. 하지만 그와 같은 근거들은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근거일 뿐, 국회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뢰가 이미 바닥까지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고수하는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다. 여야는 국민들에 대한 신뢰 회복을 우선으로 삼아,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해법을 찾아낸 이후 국민들이 수긍할 때 다시 고려해 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Editorial Dept. 기자 webmaster@worldy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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